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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 자
20.01.07 16:31:3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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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성연구소
제목 : [일다] 가난한 여성을 위해 페달을 밟는 ‘조산사’가 본 세상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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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콜 더 미드와이프>(Call the Midwife)의 작가인 제니퍼 워스(1938~2011)는 이름 없이 일한 조산사였다. 그녀는 대부분의 다른 직종의 여성들처럼 자신의 역사를 가지지 않았다. 영국에서 ‘조산사’라는 직업은 문학 작품에 등장하지 않았고, 현실에서도 의사의 그늘에 묻힌 존재였고 ‘분만실 문 뒤에 숨은 그림자’에 지나지 않는 취급을 받았다. 제니퍼 워스는 1998년 어느 날 <미드와이프 저널>에 실린 기사를 우연히 보았다. 그 마지막 문장은 “글을 쓰는 조산사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”(테리 코츠, ⌜문학 속의 조산사⌟)였다. 그녀는 생각했고, 그 도전을 받아들여 용기를 내어 책을 쓰기 시작했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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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산사였던 제니의 눈을 통해 1950년대 런던 템즈 강변의 항만 지역 빈민가의 풍경이 전해진다. 아기가 태어난다고 하면 조산사들은 자전거를 타고 달려갔다. 항만 부두 노동자들의 고달픈 노동, 비정규직 노동자의 열악한 처지, 늘 여자의 몫이었던 피임, 절대로 콘돔을 쓰기 싫어한 남자들, 열악한 주거와 성매매의 호객 소리. 그 거리를 누비고 다니며 제니는 ‘하필이면 조산사가 되려 했나’하는 자괴감과 아기를 받고 나서의 뿌듯한 충만함 사이를 갈팡질팡한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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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니는 써놓는다. 죽은 아기를 버려야 하고, 살아 있는 아이도 잃어야 하고, 남의 아기를 탐하며 자신이 겪은 일을 말로 다 하지 못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를. 아무도 듣지 않는 끔찍한 울음소리로 울고 마는 사람들이었다. 길거리에서 만난, 혐오스럽고 이해할 수 없었던 이웃들조차 그 장화 속 같은 고백을 듣게 되면 그들의 고통이 결국 가난한 여성에게 사회가 가한 폭력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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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성들의 경험은 충분하다. 이것을 글로 쓰거나 말하는 기회가 필요하고, 이들의 경험이 역사로서 가치를 가진다는 확신이 필요할 뿐이다. 또 그 작업을 지지해주는 이들이 더 필요할 뿐이다. 그녀들은 서로를 지탱해냈기에 그 시간을 다 살아낼 수 있었다. 여성들이 함께한 보이지 않는 자리, 그 숨겨진 이야기들은 앞으로도 말해져야 한다.

 

출처링크: http://ildaro.com/sub_read.html?uid=8618&section=sc7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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